[회원사] ‘中·반도체·에너지’ 무역적자 3대 리스크 막아라…무역금융 역대 최대 351조원 공급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서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발표

금융·물류·규제완화 등 수출활동 총력 지원주력 산업 초격차 지원

무역투자전략회의 가동무역상황점검회의·수출현장지원단도 출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향해 가는 가운데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중국 등 세계 경기 침체와 반도체 산업 둔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한국 무역 생태계를 괴롭히는 3대 악재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풍전등화(風前燈火) 수출기업에는 최대 351조원의 무역금융과 600억원 규모 특별 저리융자, 해외 바이어 연계, 통관 부담 완화, 33개 규제 연내 해소 등의 핀셋 지원을 제공한다.

 

급한 불 진화와 더불어 정부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나서기로 했다. 10월부터 가동되는 범부처 수출 전략 컨트롤 타워인 무역투자전략회의를 중심으로 주력 품목의 고도화와 친환경화를 유도하고, 2026년까지 주력 산업 분야 전문인력 14만명을 집중 육성한다. 자원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네트워크 강화와 바이오·이차전지 등 수출 유망 산업 성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부산 신항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번 수출 전략은 올해 들어 820일까지 우리나라 무역수지 누적 적자(통관 기준 잠정치)255억달러까지 불어나자 정부가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아직 잠정치인 만큼 추후 세부 숫자는 바뀔 순 있지만, 기존 최대 적자 기록인 1996년의 206억달러를 올해 넘어설 가능성은 매우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8월 31일 경남 창원 부산 신항에서 항만물류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831일 경남 창원 부산 신항에서 항만물류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LPG 혼소(混燒)로 동절기 LNG 수입액 9억달러 절감

 

우선 정부는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침체, 우리나라 기둥 산업인 반도체 가격 하락,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가격 등 3대 수출입 리스크 대응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이 중 중국은 한국 수출의 23%를 흡수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대중 수출 활력 회복을 위해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첨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서비스 등 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중국의 탄소중립 2060 정책에 맞춰 스마트시티·재생에너지 등 전략 그린산업 수출을 지원한다. ·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올해 하반기 중 산업-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중 경제장관회의를 정례화해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을 돕는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향후 5년간 340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힌 반도체 업계에 입지·인프라·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고, 10년간 15만명의 전문인력 양성과 시스템반도체 선도 기술 확보도 돕는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수요 발굴을 위해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비즈니스 상담회 개최 등 현지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소부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는 수출 신용보증을 확대하고 수출보험 우대 등 단기 무역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최근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16.3%에서 13.9%로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 가격은 팬데믹 이후 심화한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크게 치솟은 상태다. 정부는 가격이 급등한 액화천연가스(LNG)와 석유를 액화석유가스(LPG)와 바이오 연료 등으로 대체해 에너지 수입액 절감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LNGLPG를 섞으면 동절기 LNG 수입액을 88000만달러 아낄 수 있다. 또 산업체가 연료를 도시가스에서 LPG로 전환하면 490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산업·건물·수송 3대 분야 에너지 수요 효율화 지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에너지 효율 투자와 사업화 시설 등을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무역금융 351조원 공급현장 애로 33건 연내 해결

  

3대 리스크 방어와 함께 정부는 교역 여건 악화에 신음하는 국내 수출기업 살리기에도 나섰다. 우선 정부는 수출기업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무역보험 체결 한도를 상향해 역대 최대 규모인 351조원까지 무역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기업별 보증 한도도 중소·중견기업 각각 50억원에서 중소기업 70억원, 중견 100억원으로 확대한다. 또 수입보험 적용 대상 품목과 한도를 9월부터 12월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해 수출기업의 원자재 수입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물류비 부담 완화를 위한 조치로는 예산 90억원을 더 확보해 중소·중견 수출기업 750곳의 물류비를 추가 지원한다. 또 경영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론 600억원 규모의 특별 저리융자를 제공한다. 기업당 최대 3억원을 연금리 2~2.5%, 융자 기간 3년으로 지원하는 조건이다. 해양수산부는 장치율을 고려해 부산 신항 내 수출화물 반입허용기간을 현 3일에서 4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인증 획득 비용을 지원하고 대규모 온·오프라인 연계(O2O) 수출상담회인 붐업 수출 코리아를 오는 11월에 개최한다. 다수 국가에서 분할 선적된 반도체 장비 등 미조립 생산 설비에 대한 수입신고 절차 완료 전 반출도 허용하고, 자율 관리 보세공장에 대해 원칙적으로 모든 물품의 반입을 허용해 통관 부담도 완화한다.

 

또 정부는 내수기업에도 수출성장금융을 500억원 지원하고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는 디지털수출종합지원센터를 현재 6곳에서 오는 20273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온라인 수출 업무를 대행하는 디지털 무역상사를 내년에 100곳 시범운영하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1만명의 디지털 무역 전문인력도 양성한다. 규제 완화에도 나선다. 정부는 수출 걸림돌 제거를 위해 경제단체로부터 현장의 애로·규제 개선과제 139건을 받았다. 이 가운데 33건을 연내 해결할 방침이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 연합뉴스

 


총리 주재 무역투자전략회의 가동

 

이번에 정부는 한국의 중장기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도 공개했다. 수출 전략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반도체 등 수출 주력 산업의 초격차를 유지하고, 방산·원전·플랜트 분야의 대규모 수출 성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자율운행 선박, 친환경차, 시스템반도체 등 수출 주력 산업 분야와 관련해서는 오는 2026년까지 연구개발(R&D) 예산 약 3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하고, ·박사급 R&D·설계 인재 육성 등을 통해 주력 산업 분야의 전문인력을 2026년까지 14만명 양성한다. 외국인력 제도 개선을 통해 현장 인력 수요 확대에도 대응한다. 첨단 분야 외국인 유학생 비자, 전문 해외인력 네거티브 비자 등이 신설된다.

 

바이오의 경우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법령을 제정하고 바이오공정 전문인력을 오는 2026년까지 11000명 양성한다. 이차전지와 관련해선 차세대 배터리 파크 등 시험·평가 인프라 구축과 세제 지원이 추진된다. 방산 산업은 연간 수출액 200억달러 달성 목표를 세웠고, 원전은 국가별 맞춤 전략을 수립해 수출 다각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총괄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무역투자전략회의를 오는 10월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개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주재하는 무역상황점검회의를 수시로 개최할 방침이다. 산업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무역보험공사 등으로 구성된 수출현장지원단도 내달부터 가동한다.

 

이창양 장관은 수출이 그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이번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이 최근의 대내외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민관이 다 같이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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