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한국 배터리 강점? "日 품질과 中 생산능력의 결합"

[배터리 전쟁1 공급망 재편의 위기와 기회] "IRA, 잘 대처해야 기회"



'한국 배터리 산업은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지정학적 요인이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머니투데이가 해외공급망 취재와 독일 완성차 기업, 영국의 시장 분석가 등 외부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을 보는 시각 등을 전달하고 한국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요인을 살펴 봅니다.

 

한국 배터리 강점? "日 품질과 中 생산능력의 결합"

 

 

"한국 배터리 산업의 장점은 일본의 품질과 중국의 대량 생산능력이 결합돼 있다는 점입니다. 팬데믹 기간 전세계 생산 확장이 봉쇄 조치로 둔화했는데, 흥미롭게도 한국은 거의 유일하게 생산 능력을 계속 늘린 국가였습니다."

 

S&P 글로벌에서 리튬 및 이차전지(배터리) 금속 부문을 담당하는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수석 애널리스트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이 중국, 일본 기업과 비교해 갖고 있는 우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 시장을 장악한 한중일 3국 중심 생산 구조가 앞으로 몇년간은 더 유지될 거란 전망과 함께다.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와 테슬라의 부상으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자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가전제품·휴대폰에서 다져 온 리튬이온 배터리 셀 기술과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확대에 재빠르게 대응했다. 현재 이차전지 수요의 약 80%를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올해 1~4월 기준)의 약 4분의 1, 중국 전기차를 뺀 시장의 절반을 LG에너지솔루션·SK·삼성SDI 등 한국 3사가 차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리튬이온 배터리 '종주국' 일본이 생산 부분에서 드러내는 부진과 대조적이다. 2010년대까지 이차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곳은 일본 기업과 학계였다. 1991년 리튬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기업도 일본 소니다. 그러나 현재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갖고 있는 일본 기업은 파나소닉 뿐이다.

 

한국 배터리 강점? "품질과 생산능력의 결합"

 

전기차 전환에 선제적 투자로 대응한 한국 기업들은 유럽, 북미 완성차 기업들의 핵심 파트너사가 됐고,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 제고로 이어졌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격년 발표하는 '기술수준 평가'에 따르면 2018년 한국과 일본의 이차전지 기술수준 점수는 각각 80.0100.0으로 2년의 격차가 있는 걸로 평가됐으나, 2020년 평가에선 한국(96.0)의 기술이 일본(100.0)과 반년 수준으로 좁혀졌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활약은 2000년대부터 국가 주도로 전기차와 배터리 공급망에 막대한 투자를 해 자국 내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달성한 성과이기도 하다.

 

기술·제조 역량·전기차 시장의 개화라는 3박자가 맞아 떨어져 전세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최근 들어 또 다른 변곡점에 직면했다. 미국, 유럽 등의 국내정치와 지정학이 산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다. 지난해 8월 발효된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는 수개월만에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을 촉발시켰고, 지난 3월 발표된 유럽연합(EU)CRMA(핵심원자재법) 역시 배터리 산업의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장을 유도하고 있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센터장은 "IRA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조금 더 유리한 부분을 만들어 주고 있는 측면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앞으로의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해야 IRA가 기회로 작용할수 있는 것"이라며 "중국에 상당 부분 엮여 있는 밸류체인을 극복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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