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車·로봇’ 종합 산업 전시회 변모중…中 위상 여전

통신에서 ICT, 모바일에서 모빌리티까지 확대 모색 

화웨이·샤오미 기업 대규모 물량 공세로 위상 굳건 

친환경 경영 이슈 대두반전·평화 기원 메시지도

 

 

1일(현지시간)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전경.ⓒ뉴시스

1(현지시간)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전경.뉴시스

 

 

지난달 28(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해 3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 2022’는 산업 영역과 기술 분야를 확대해 나가며 종합 전시회로의 변모 가능성도 감지됐다.

 

기술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 등 통신 이슈에 국한되지 않고 메타버스(Metaverse·가상과 현실의 융합)와 확장현실(XR) 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제시됐고 산업에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제품을 넘어 다양한 스마트기기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로봇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커버리지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과거 전자·가전제품에 국한됐던 CES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모빌리티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종합 기술·산업 전시회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MWC도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영역에서도 확대를 모색하면서 CES와 같은 종합 전시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로봇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 모색


이번 행사에서는 전기차가 등장하며 CES에서 행사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빌리티 이슈가 새로운 테마로 주목되는 모습이었다.

  

주인공은 미국의 중저가 전기차 업체 피스커(Fisker)로 이번 행사에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피스커 오션을 선보였다.

  

피스커는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 헨릭 피스커가 설립한 전기차 제조기업으로 앞서 연초 ‘CES 2022’에서 피스커 오션을 전시한 데 이어 MWC에 처음으로 참가해 유럽 무대에 데뷔했다. 

 

피스커 오션은 360도 카메라 시스템, 디지털 레이더,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를 갖춘 성능과 기능을 입증한 전기차로 주행거리도 1회 충전시 최대 약 630에 이르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오는 11월 생산에 들어가는 피스커 오션은 일부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출시될 예정인데 스페인에서는 기본 모델이 41900유로(5600만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기간 내내 피스커 전시부스는 피스커 오션을 살펴보려는 취재진들과 관람객들의 발길로 인파를 이뤄졌다.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3홀에 마련된 피스커의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김은경기자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3홀에 마련된 피스커의 전시부스 전경.데일리안 김은경기자

 

 

피스커는 행사 개막일이었던 지난달 28일 첫 번째 기조연설 신 기술 패권(New Tech Order)’에서도 소개되며 이목이 집중됐다. 기조연설 초반에 전시장에 있는 헨릭 피스커 최고경영자(CEO)를 등장시키며 앞으로 자동차가 행사의 주요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게 했다.

  

특히 올해 행사 주제가 연결성의 촉발(Connectivity Unleashed)’로 행사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5세대 이동통신(5G)를 기반으로 연결되는 기기의 영역을 모바일에서 자동차 등 모든 사물과 기기로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어 향후 모빌리티가 MWC의 새로운 테마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며 올해 초 CES에서 전기차를 선보였던 빈패스트도 행사에 참여했다. CES 때와는 달리 전시부스를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공식 스폰서를 맡아 포럼 행사를 열고 자사 전기차에 구현한 커넥티비티 기술 등 스마트 모빌리티 전략을 공유했다.

  

또 자동차 산업에서 5G 적용을 연구하는 5G자동차협회(5GAA)도 행사 기간에 차량과 사물 간 통신(C-V2X)’ 기술을 시연하고 최근 성과를 공유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행사에서의 자동차 비중 확대 노력이 감지됐다.

  

모빌리티 이슈의 한축인 도심항공교통(UAM)도 확대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번 행사에서 SK텔레콤이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를 기반으로 한 놀이기구 형태의 시뮬레이터로 UAM이 구현된 가상도시 체험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향후 보다 다양한 관련 솔루션들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로봇도 행사의 새로운 아이템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됐다. 중국 샤오미는 음성인식으로 제어가 가능한 사족 보행 로봇 사이버도그, KT가 전시부스 내 로봇 존에서 인공지능(AI) 방역로봇을 각각 선보여 향후 전시회에서 로봇의 확대에 기대감을 품게 했다.

  

 

CES에서 사라진 황색바람, MWC에선 여전


두 달도 채 안되는 간격을 두고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글로벌 전시회에서 중국 기업들은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 1월 개최된 ‘CES 2022’에서 중국은 약 160여개 기업만 참가했다. 미국과 무역분쟁이 발발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과거 4~5년 전만해도 1200여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하던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하지만 이번 MWC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오포·샤오미·ZTE 등 주요 기업들이 대부분 참가해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며 죽지 않은 위용을 과시했다.

 

 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내 화웨이 전시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기자

1(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내 화웨이 전시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기자

 

 

가장 극적인 반전 기업은 행사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한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에서 7500(2270) 규모로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전시부스를 구성해 높은 위상을 입증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였던 삼성전자(1744·528)4배 이상이었다.

  

CES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불참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행보로 미국과의 갈등으로 공략이 어려워진 북미 시장을 대신해 유럽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가 읽혔다.

  

중국의 공세는 전시관 규모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부스에 전시된 신제품과 신기술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았다. 행사 메인 아이템인 스마트폰을 비롯, 증강현실(AR)기기와 로봇 등 다양한 제품뿐만 아니라 배터리와 확장현실(XR) 등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선보였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를 비롯, 오포와 중저가 스마트폰 자회사 리얼미, 비보, TCL 등이 폴더블(Foldable·접히는) 폰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오포는 시제품이긴 하지만 롤러블(Rollable·둘둘 마는)폰도 선보였다.

  

메타버스와 XR의 진화를 이끌고 있는 스마트글라스 제품들도 중국이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화웨이는 안전모에 AR 글라스가 부착된 로키드 X-크래프트를 선보였고 오포도 초경량 AR 기기 에어글라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ZTE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글라스를 전시했다.

   

중국의 위상은 행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조연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행사 개막일 첫 번째 기조연설 신 기술 패권(New Tech Order)’에서는 총 6명의 기조연설자 중 절반인 3명이 중국 국영 통신 기업 인사들이었다.

  

글로벌 전시 행사의 첫 번째 기조연설은 테마와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내용과 인사를 선정하게 되는데 중국에서는 커 루이원 차이나텔레콤 회장, 양 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리우 리홍 차이나유니콤 회장 등 3명이나 참여한 것이다.

  

특히 다른 세 명의 유럽 기업 기조연설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발표를 진행한 것과 달리 중국 통신 3사 인사들은 영상으로 대체하면서 중국어로 발표를 진행하는 특별 대우까지 받았다.

   

영상에는 영어 자막이 달리긴 했지만 한국 등 비영어권 국가의 기업 인사라도 영어로 발표를 진행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MWC 행사에서 중국의 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행사 주최측의 중국 배려는 감지됐다. GSMA는 행사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MWC바르셀로나 홈페이지에서 중국 기업 참가자와 참관객들을 위해 기조연설 등 행사 생중계를 중국어로 제공하는 별도의 채널 ‘MWC in China 2022’를 마련하기도 했다.

 

앨리슨 커크비 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의 첫 번째 기조연설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MWC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캡쳐. 

앨리슨 커크비 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28(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의 첫 번째 기조연설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MWC바르셀로나 홈페이지 캡쳐.

 

 

환경 문제 전면 부상러시아 침공 규탄 한 목소리


글로벌 주요 과제로 떠오른 환경 이슈도 행사 전면에 부상했다. 환경 문제 해결이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대응 목소리를 높였다.

  

스페인 최대 통신기업 텔레포니카의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행사 첫 번째 기조연설에서 인류가 직면한 주요 도전 과제로 기후 변화를 꼽으면서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통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기하급수적인 트래픽 증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비량은 인상적으로 감소한 것을 예로 들며 디지털화가 없으면 에너지 전환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GSMA 의장이기도 한 그는 다른 산업들을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고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다른 분야들의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스웨덴 통신사업자 텔리아(Telia)의 앨리슨 커크비 CEO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기업의 세 가지 전략적 기회 중 하나로 꼽고 기업들이 자원 효율성에 있어서 지속 가능성을 핵심으로 둬야 한다며 친환경 경영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디자인부터 수명 폐기까지의 과정이 더욱 협업적으로 진행되면 다른 방식으로 보다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 수명 주기는 더 길어지고 용량은 더 잘 활용되며 낭비되는 자원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개막 전에 열린 기업별 행사에서도 환경 이슈는 중요하게 다뤄졌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는 행사 개막 전날인 지난달 27미래를 밝히다(Lighting up the Future)’를 주제로 개최한 Day0 포럼에서 친환경 경영을 주요 이슈로 내세웠다.

  

화웨이는 탄소 절감을 위한 그린 정보통신기술(ICT)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ICT 산업의 탄소 배출량 정량화를 위한 네트워크 탄소 강도 지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같은날 온라인으로 진행한 노트북 신제품 갤럭시 북2 프로(Galaxy Book2 Pro)’ 시리즈 공개 행사에서 폐어망 재활용 소재 적용 등을 통해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친환경 경영을 부각시켰다.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도 널리 울려 퍼졌다. 행사 개막 직전인 지난달 24일 발발한 러시아의 유크라이나 침공이 유럽 지역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쟁에 대한 비판과 함께 평화 기원 목소리가 등장했다.

  

GSMA는 전쟁 발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성명을 통해 이번 행사에 러시아 파빌리온(러시아관)을 마련하려던 계획을 취소하는 등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행사 첫 번째 기조연설 사회자로 나서 행사 중간에 “GSM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닉 리드 보다폰 최고경영자(CEO)도 기조연설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배경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우리와 같은 글로벌 분야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으로 우리의 (이러한) 생각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지난달 28(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광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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