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40년 베테랑 기술 'AI 고로'에 녹이니…포스코 불량률 60% 줄었다

포스코의 스마트공장"名匠 노하우 디지털화"

세계는 지금 DX 혁명

(2) 중후장대 산업도 'DX 날개' 달았다

 

3D로 탄생한 제철소 설비

생산성·품질 향상은 기본

안전사고 예방까지 '척척'

 

 

40년 베테랑 기술 'AI 고로'에 녹이니…포스코 불량률 60% 줄었다

 

지난 2일 방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통합운전실. 연간 수백만 대의 자동차에 쓰이는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이 공장의 통합운전실 창문 너머로 고로(高爐)에서 녹인 쇳물이 길이 7~8m 슬래브(철강 반제품)로 가공된 뒤 반입되고 있었다. 슬래브를 가열한 뒤 압연, 냉각, 권취(코일 형태로 감는 작업) 4단계로 이뤄지는 열연 공정이 컴퓨터 모니터의 3차원(3D) 화면을 통해 한눈에 들어왔다. 포스코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총동원해 구축한 디지털 트윈 공장이다.

 

13일 경영계에 따르면 철강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수출을 견인하는 국내 전통 제조업체들이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스마트공장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앞세워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등대공장으로 뽑힌 포스코, LS일렉트릭, LG전자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국내 제조업체는 획일적 규격의 제품을 대량 생산했다. 산업계의 필수 원자재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은 찍어내면 팔리는제품이었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하지만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전통 생산방식으로는 성장과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베테랑 근로자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방식으론 더 이상 원가 절감과 품질 개선에 한계가 있었다. 맞춤형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눈높이도 높아졌다.

 

제조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화두가 디지털 대전환(DX)이다. 가상세계에 똑같이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조업 편차 감소에 따른 생산성 및 품질 향상뿐 아니라 안전사고까지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명장(名匠)들의 숨결과 경험까지 디지털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 스마트제철소의 위력

고로에 철광석 넣을 타이밍 등베테랑 근로자 경험·디지털화


시뻘건 쇳덩이들을 식히기 위해 쏟아지는 폭포수에서 빚어지는 소음과 수증기, 각종 기계 굉음이 쉴 새 없이 귓전을 때리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냉각장치가 통합운전실 컴퓨터 화면에도 3차원(3D) 설비로 구현돼 있었다. 실제 현장과 모니터 위에 나타난 냉각수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정확히 일치했다. 인공지능(AI)을 앞세운 컴퓨터가 최적의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 슬래브(철강 반제품) 패턴과 압연량을 자동으로 설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과거 베테랑 근로자들이 투입 조건을 일일이 입력한 수작업 방식에서 AI가 자체 학습하는 스마트 제철소로 포스코가 거듭난 것이다.



AI가 스스로 만든 철강

포스코는 2열연공장을 앞세워 2019년 국내 최초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등대가 길을 안내하듯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제조업 미래를 혁신적으로 이끄는 공장이라는 의미다. 국내에선 포스코와 LS일렉트릭 청주공장, LG전자 창원 스마트파크 등 세 곳이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포스코가 제철소에 디지털 기술을 본격 적용한 것은 2016년부터다. 당시만 하더라도 포스코가 전 세계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을 찾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포스코 직원들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트윈이 100% 구축된 독일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도 방문했지만 남이 간 길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전기·전자부품 생산라인과 달리 제철소는 1500도가 넘는 고온과 고압의 작업이 이뤄지는 데다 센서 부착을 통한 실시간 데이터 확보에도 어려움이 컸기 때문이다. 

 

해법은 40여 년간 쌓인 베테랑 현장 근로자들의 경험과 감()이었다. 철광석을 고로에 넣어야 할 타이밍과 풍량, 풍압 및 원료 추가 주입량 등의 데이터가 모두 현장 근로자들의 머릿속에 있었다. 포스코는 현장 근로자들의 주관적인 데이터를 객관적인 디지털 정보로 변환하는 데 주력했다. 하루 수천만 개씩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AI는 자체 학습을 통해 정밀도를 높였다. 포스코에 따르면 스마트제철소 구축을 통해 지난해 조업 장애율을 2017년 대비 11% 줄이는 데 성공했다. 같은 기간 품질 불량률은 63% 감소했다. 특히 AI 스마트고로를 구축한 결과 하루 생산량은 기존 대비 240t 증가했다. 연간 중형 승용차를 85000대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의 스마트공장 구축은 현재진행형이다. 조수정 포스코 스마트팩토리기획그룹 팀장은 포항과 광양 모든 공장에 100%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디지털 트윈을 생산성과 품질 향상뿐 아니라 근로자 안전을 확보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 파이넥스3공장에 시범 구축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 공장에선 디지털 트윈을 통해 근로자들이 어느 구역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3D 화면으로 실시간 파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선 현장의 휴먼 에러까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3D로 구현된 스마트조선소


철강과 함께 대표 장치산업인 조선소도 디지털 트윈을 앞세운 스마트조선소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조선소를 3D로 컴퓨터에 구현하는 눈에 보이는 조선소가 최종 목표다. 조선산업도 철강과 마찬가지로 베테랑 현장 근로자의 경험에 공정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실시간으로 연결, 작업 관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FOS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2030년까지 울산조선소를 디지털 트윈이 100% 구현된 스마트조선소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실시간 건조 현황과 크레인, 지게차를 비롯한 동력 장비까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모든 공정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불필요한 공정 지연과 재고를 줄일 뿐 아니라 사람 개입이 최소화되면서 안전도 강화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생산성 30% 향상, 공기(리드타임) 30% 단축 등의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 선박 상용화에도 디지털 트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와 똑같은 해상 환경에서 출항부터 항해, 고속운항, 접안 등 선박의 운항 시나리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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